변비의 운동 치료법

배변 근육은 어디에 있을까?

케겔 운동을 해 본 부모라면 어떤 근육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 금방 알아들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설명한다. ‘네가 교실에 앉아 있는데 방귀가 나오려고 하는 거야. 그때 온 힘을 다해 참느라 힘을 주는 곳이 바로 거기야(남자아이들은 이 부분을 특히 좋아한다). 아니면 네가 오줌을 누다가 갑자기 참아야 할 때 힘을 주는 곳이 바로 거기야.’ 의학적으로 이 근육들은 회음부를 가로질러 분포하기 때문에 골반저근육군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용어보다 그냥 ‘배변 근육’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두박근이나 대퇴근과 달리 대소변보는 데 관련된 근육들은 큰 힘을 쓰도록 되어 있지 않다. 이 근육들을 사용하여 소파를 들어 올리거나 자전거를 타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방광, 콩팥, 장 및 기타 내장 기관을 지탱하는, 별로 빛나지 않는 임무를 띤 근육들로 근력보다 지구력이 중요하다. 평소에 이 근육들은 거의 수축하지 않는 상태로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다 대변이나 소변을 볼 때는 최대한 이완되어 완전한 배변을 돕는다. 

이론상으로는 그렇지만, 대변을 참는 어린이는 이 근육에 항상 힘을 주고 있다. 장기간 대변을 참다 보면 자연스러운 배변 반사가 없어지고 마침내 대변이 마렵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게 되어 직장 속에는 계속 대변이 쌓인다. 어쩌다 대변을 봐야 할 때는 커다랗고 딱딱한 덩어리를 온 힘을 다해 밀어내야 한다. 소변을 참는 어린이들도 이 근육에 항상 힘을 준다. 역시 결국에는 소변이 마렵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많은 어린이들이 하루 종일, 심지어 화장실에 가지 않을 때조차 배변 근육의 수축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다 결국 늘어질 대로 늘어져 더 이상 탄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고무밴드처럼 근육이 지쳐 버리고 만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소변이나 대변이 저절로 밀려 나온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이 근육들을 조화롭게 사용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이완시키는 능력을 잃어버린 아이는 방광이나 장을 완전히 비우지 못한다. 배변 근육을 이완시켜 보라고 하면 오히려 수축시킨다. 바이오피드백 기계로 근육 활동을 검사해 보면 근육 운동이 조화롭게 이루어지지 않고 뒤죽박죽이 된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치료사는 항문 양쪽에 전극을 부착하고 대변볼 때처럼 앉게 하거나 검사 테이블에 눕힌 후, 힘을 주거나 풀어 보라고 한다. 우리 병원
에서는 어린이들 스스로 화면에 나타나는 모양을 선택할 수 있다. 배변 근육에 힘을 주거나 이완시킬 때 장미꽃 봉오리가 닫히고 열린다든지, 돌고래가 바다 위로 뛰어올랐다 잠수한다든지, 체조 선수가 볼 위로 뛰어올랐다 착지하는 동작이 나타나는 것이다. 검사 결과를 보면 부모와 아이들 모두 깜짝 놀란다. 전혀 힘을 주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근육은 강한 수축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꼭 바이오피드백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대변이나 소변을 실수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배변 근육을 다시 훈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배변 근육을 재훈련시키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개는 꼬리를 위로 들어 올려 항문을 열고 대변을 본다. 사람도 비슷하다. 골반 근육을 열어 대변을 밀어내려면 척추를 곧게 펴고 꼬리뼈가 바깥쪽을 향하도록 해야 한다. 

문명의 이기는 지속적으로 우리 삶을 개선시켜 왔지만 화장실은 그 중 하나가 아니다. 우리 인간은 대변을 볼 때 쪼그려 앉도록 되어 있다.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한 이래 수십만 년간 이런 자세로 대변을 보았다. 지금도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쪼그려 앉은 자세로 대변을 본다. 장담하건대 이들 중에는 변비 환자가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 몸의 배관이 겉보기와 다르기 때문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변기에 똑바로 앉으면 중력이 작용하여 대변이 아래 쪽으로 내려올 것 같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똑바로 서면 직장은 오히려 구부러진다(대변이 안전하게 장 속에 머물러 있는 데 도움이 된다). 쪼그려 앉으면 직장이 똑바로 펴지면서 힘들이지 않아도 대변이 쉽게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변기에 걸터앉는 자세는 배변에 관한 한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다. 

쪼그려 앉는 자세가 똑바로 앉는 것보다 배변에 유리하다는 것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스라엘에서 수행된 한 연구에서 현대식 변기에 똑바로 앉아 대변을 본 피험자들은 일을 마치기까지 평균 2분 10초가 걸렸다(화장실에 갈 때 읽을 것을 가져 가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똑같은 사람들이 쪼그려 앉은 자세로 대변을 볼 때는 평균 51초가 걸렸으며 이 자세가 훨씬 편했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대부분의 변기는 어린이들에게 너무 높다. 다리가 허공에서 달랑거리면 변기 속으로 빠지지 않으려고 허벅지 안쪽에 힘을 주게 된다. 이런 자세에서는 골반의 위치상 배변 근육을 수축시키게 되므로 더욱 변 보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배변에 관한 한 스리랑카 어린이들의 사정이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변기를 포기하고 뒷마당에 구덩이를 팔 수는 없으므로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보자. 변비가 있거나 소변을 참는 어린이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는 변기에 앉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그림)
아이의 발 밑에 받침대를 놓아 주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게 하면 쪼그려 앉는 것과 비슷한 자세가 된다. 몸집이 작은 아이는 변기 속에 빠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어린이용 변기 패드를 사용하면 좋다. 

아이가 화장실에 갈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체크해 보자(스스로 화장실에 있을 때도 한번쯤 체크해 보기 바란다!).

  • 1골반과 무릎이 직각을 유지하도록 한다 다리와 무릎이 아래 쪽으로 경사진 자세가 되면 안 된다. 대부분의 어린이는 발 밑에 받침대를 놓아 주어야 한다. 
  • 2앞쪽으로 몸을 기울여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어깨를 둥글게 웅크린다 척추를 곧게 펴고 꼬리뼈가 바깥 쪽을 향하게 한다. 직장이 수직으로 곧게 펴져 중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복강이 늘어나 대장에서 직장으로 대변이 이동하기가 쉬워진다. 
  • 3다리를 벌린다 배변 근육이 완전히 이완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