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소변이나 대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너무 자주 소변을 보거나 소변볼 때 통증을 호소하거나 요로감염이 반복되는 문제로 이 책을 읽는 부모라면 이제 대변으로 막혀 있는 장을 깨끗이 청소해 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물론 그 전에 X선 사진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고용량 삼투성 완하제를 쓰는 것이다. 대장 내시경을 받아 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대개 PEG 3350을 고용량으로 사용하면 대장을 막고 있는 대변 덩어리를 분해시켜 나오게 하기에 충분하다 (자세한 내용은 ‘아이의 장을 최대한 빨리 청소하는 법’ 참고,). 그러나 조심할 것이 있다! 장을 청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집안이 엄청나게 지저분해질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즉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주말에 시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치료 중에 대변을 지리거나 옷에 실수할 수 있으므로 쉽게 벗을 수 있는 옷이 좋다.
설사가 너무 심해질까 봐 고용량 대신 1일 용량의 MiraLax를 사용하는 부모들이 있다. 전혀 효과가 없다. 늘어난 직장이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딱딱하게 뭉쳐 있는 대변이 어느 정도 분해되어야 한다. 그러나 수개월에서 수년간 방광을 자극해 왔던 딱딱한 덩어리는 저용량의 MiraLax로 절대 분해되지 않는다. 장 청소를 시작한 지 24~48시간 사이에 아이들은 보통 5~6회 대변을 본다. 대장을 완전히 청소하려면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할 수도 있으므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좋다. 장이 완전히 청소되었는지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시 한 번 X선 사진을 찍는 것이다. 48시간이 지나도 원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78-79페이지의 ‘아이의 장을 청소하는 다른 방법’을 참고한다. 이 과정은 좀 지저분하지만 배가 편안해지므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보채지 않고 오히려 좋아한다. 어린이들이 드러내 놓고 변비를
호소하는 일은 드물지만 느낌상 뭔가 잘못됐다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협조하는 수가 많다. 아이가 많이 보챈다면 네가 잘못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의사 선생님이 너를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시킨 일이라고 부드럽게 타이른다. 어떤 아이들은 변비가 너무 심하여 그야말로 엄청난 양의 삼투성 완하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장 전체에서 대변을 하나도 남김 없이 청소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PEG 3350을 사용할 때 직장 속의 딱딱한 덩어리는 그대로 남고 액체 상태의 대변만 쏟아져 나오는 수도 있다. 이 때 부모는(특히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진 경우) 다시 X선 사진을 찍어보지도 않고 장 청소가 끝난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MiraLax 치료가 성공적이지 않다고 느껴진다면(설사가 너무 심하거나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 경우), 주치의와 상의하여 자극성 완하제를 쓰거나 매일 관장을 시켜 볼 수 있다. 솔직히 말해서, 부모가 동의한다면 변비가 아주 심한 아이들에게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관장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장 청소 방법을 공개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자녀의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이 과정은 주말 내내 신경을 써야 하므로 토요일 밤에 시작한다. 20kg 미만인 어린이는 7회분(1회분은 뚜껑에 표시된 눈금까지)의 MiraLax를 약 1리터의 게토레이나 기타 탄산이 포함되지 않은 음료에 섞는다. 게토레이를 권하는 이유는 전해질이 섞여 있어 탈수를 막아 줄뿐 아니라 맛이 좋아 어린이들이 잘 먹기 때문이다. 이 혼합액을 24시간에 걸쳐 모두 마시게 한다. 먹고 싶은 것은 뭐든 먹어도 되지만 액체는 이 혼합액만을 마셔야 한다.
20~40kg의 어린이는 10회분, 40kg이 넘는 어린이는 14회분의 MiraLax를 2리터의 음료에 섞어 24시간에 걸쳐 마시게 한다. 절대로 양을 줄여서는 안 된다! 더 많이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목표는 아이가 물설사를 하는 것이다. 24~48시간에 걸쳐 5~6회 대변을 보아야 한다. 배변 횟수가 이보다 적다면 주중에는 하루 MiraLax 한 뚜껑씩을 복용시키다가 다음 주말에 다시 한 번 초기 장 청소를 시작한다.
장 청소가 끝났다면 매일 완하제 한 뚜껑을 250ml의 음료에 섞어 마시도록 하고, 식사 후에 반드시 변기에 앉힌다(특히 아침식사가 중요하며 키가 작은 어린이는 변기에 앉을 때 발판을 사용한다). 대변을 보는 동안 후하고 숨을 내쉬게 하면 항문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6개월간 변비가 전혀 없는 상태를 유지했다면 MiraLax 용량을 서서히 낮춘다. 우선 2주간 유지 용량의 반만 사용한다. 다음 2주간은 이 용량을 이틀에 한 번, 그 다음 2주간은 3일에 한 번 사용한다. 그 후에는 완전히 끊는다. 용량을 줄이는 동안 다시 변비가 생기면 바로 전 단계로 돌아간다. 처음 용량을 줄일 때 약 반수에서 다시 변비가 생긴다. 이를 두고 약에 중독되었다거나 의존성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 대변을 참는 것은 끊기 어려운 습관이다. 이 때는 한 달 후에 다시 완하제를 끊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