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청소 후 유지 요법

장 청소 후에도 만 6개월간 변비 없는 상태가 유지될 때까지 삼투성 완하제를 사용해야 한다. 6개월이란 기간은 아직 소변 관련 증상은 없지만 만성적으로 딱딱하거나 굵은 대변을 보는 등 변비 증상을 보이는 1세 이상의 어린이도 마찬가지다(드물지만 1세 미만의 유아가 배변 횟수가 뜸하고 딱딱한 변을 본다면 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어린이 소화기 전문의를 만나야 한다). 완하제를 너무 오래 먹여서 문제가 되는 일은 없다. 언제나 문제는 약을 너무 빨리 끊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의 배변 습관을 터놓고 얘기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완하제를 끊어도 좋을지, 언제 끊을 수 있을지 정확하게 결정하려면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반 뚜껑 분량의 완하제를 하루 한 번 먹는 것으로 유지 요법을 시작한다. 이는 대략 8.5g에 해당하며 물이나 주스, 우유, 기타 비탄산음료에 타서 먹인다. PEG 3350은 투명한 액체에 가장 잘 녹으며 탄산음료에는 잘 녹지 않는다. 우유에 섞어 먹일 때는 잘 흔들지 않으면 덩어리져 가라앉으므로 주의한다(어떤 아이는 가라앉은 덩어리를 스무디라고 하면 잘 먹기도 한다). 하루에 한 뚜껑 분량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래도 조그맣게 덩어리진 대변을 본다면 양을 더 올려야 한다. 

삼투성 완하제의 장점은 용량 조절이 쉽다는 점이다. 조금 많이 먹어 설사를 하면 양을 줄이면 된다. 적게 써도 변이 굳어지는 것 외에 다른 문제는 없다. 아이에게 딱 맞는 양을 알아내려면 대개 몇 차례 용량을 조정해야 하지만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일관성을 유지하지 않아 너무 딱딱한 변과 너무 무른 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자갈이나 나무토막같이 굳은 대변을 보던 아이라면 힘들게 대변을 볼 때마다 고용량으로 올리는 것보다 6개월간 문제가 없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저용량을 매일 꾸준히 먹이는 편이 훨씬 낫다. 

MiraLax로 놀라운 효과를 보았더라도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비를 해결하려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필수다. 과일, 야채, 도정하지 않은 곡식, 콩 등을 먹이기 힘들 때는 음료에 타 먹는 식이섬유 보충제나 식이섬유 젤리(개당 3g의 식이섬유가 함유된 것을 고른다) 등을 사용해도 좋다. 그러나 영양학상 보충제가 실제 식품을 대신할 수는 없다. 또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여 변이 마르지 않도록 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밖에 나가 놀아야 한다. 9장에서 설명하겠지만 신체적 활동은 장 운동에도 도움이 된다.

완하제와 식이섬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신체적 활동 등은 장기적으로 변비를 완화시키고 재발을 방지해 주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건강한 배변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화장실에 가는 것을 귀찮아 한다. 따라서 더러워진 옷을 빨래통에 넣거나 자기 전에 이를 닦는 것처럼 대변이 마려우면 즉시 화장실로 가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인식하게 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적으로 변기에 앉히는 것이다. 몇 가지 요령을 소개한다. 

아침·저녁 식사 후 변기에 앉힌다

식후에는 변을 보려는 반사작용이 생긴다. 위-대장반사라고 하는 이러한 욕구는 아침에 가장 강하다. 또한 아침에 변을 보면 하루 종일 학교에서 변을 참는 일도 없어진다. 변기에 앉았을 때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아이는 반드시 발판을 사용하여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해 주어야 한다. 아침에 대변을 보았어도 저녁 식사 후 다시 한 번 시도해 본다. 대변을 보라고 하면 실제로 얼마나 많이 보는지 깜짝 놀라는 부모도 많다!

변기에는 꼬박 5분을 앉아 있도록 한다 

변기에 앉자마자 변을 보고 다 봤다는 아이가 있다. 그러나 꼬박 5분을 앉아 있게 하면 더 보는 경우가 많다. 타이머나 모래시계를 사용하면 재미있어 한다. 스티커나 장난감등 선물을 줘도 좋다. 단, 감자칩이나 사탕 등은 삼간다.

변기에 앉아 있는 동안 항문을 이완시킨다 

아이들은 조간 신문을 읽지 않으므로 책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들어가게 한다. 책을 읽거나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긴장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을 모아 그 속에 입김을 불어넣거나 풍선을 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표는 복근에 힘을 주어 항문 괄약근을 이완시키는 것이다. 9장에 변기에 앉힌 후 긴장을 풀어주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아이의 소변 문제로 오랫동안 고생한 부모라면 여기까지 읽고 마침내 원인을 찾았다고 기뻐하며 빨리 좋아지리라는 기대를 품게 될 것이다. 실제로 금방 좋아지는 아이도 있다. 한 번도 소변을 가리지 못했던 10-12세 어린이가 MiraLax만 먹였을 뿐인데 1주일 만에 완전히 좋아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많은 경우 시간이 걸린다. 평균 16일 만에 야뇨증이 해결되었다는 오리건 박사의 연구는 완하제보다 훨씬 공격적인 관장 요법을 매일 시행했을 때조차 특별히 운이 좋은 경우이다. 대부분의 가족은 이렇게까지 공격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

완하제를 쓰면서 가장 건강한 음식만 골라 먹여도 변비를 완전히 치료하는 데 수개월, 때로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참는 습관이 쉽게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 때나, 어디서든 편안하게 대변을 보게 되어야 완전히 좋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심지어 성인 중에도 언제 어디서든 편안하게 변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드물지만, 너무 심한 변비가 만성적으로 지속되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앞서 얘기한 맹장조루술이다. 이 때는 대장으로 연결된 튜브에 하루에 한 번 관을 집어넣고 3-4리터 정도의 식염수를 흘려 넣어 장을 청소해 준다.

물론 이것은 최악의 경우이다. 이 책에서 설명한 방법을 차근차근 실천하면 대부분 좋은 효과를 본다. 부모가 명심할 점은 항상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누구나 아이가 대소변보는 일을 보살펴 줄 필요가 없게 되는 순간을 고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 된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아이의 배변 습관에 관심을 갖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될 때까지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